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양육하며 가장 가슴 철렁한 순간은 호전되던 아이가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재퇴행’의 징후를 보일 때일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폐를 고정된 발달상의 문제로만 보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신경계 면역 기능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재퇴행 없는 안정적인 회복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회감염, 세포내감염, 잠복감염, 그리고 영구잠복으로 이어지는 면역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 번째 개념인 기회감염은 외부에서 새로운 균이 침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몸에 공존하던 바이러스나 세균이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공격성을 드러내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인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평소 건강할 때는 잠잠하다가도 피곤하면 입술 물집을 만드는 것처럼, 신경계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출생한 아이들의 뇌신경망에 침투하여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근본적인 문제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이를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의 저하된 신경 면역 환경에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세포내감염은 바이러스가 신경세포 외부가 아닌 내부로 침투하여 세포 조직의 일부처럼 자리 잡는 특성을 의미합니다. 바이러스가 이미 세포의 일부가 되어 염증 반응을 지속시키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리만으로는 이를 다루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닥터 골드버그가 항바이러스제를 활용하고, 한방 치료에서 신경 면역 조절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세포 내부에 숨어 있는 염증 기전을 다스려 아이의 눈맞춤과 반응성을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잠복감염입니다.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박멸된 것은 아닙니다. 바이러스는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인간의 DNA와 유사한 형태로 변신하여 세포 안에서 죽은 듯 위장하는데, 이를 잠복 상태라 합니다. 이때 아이는 겉보기에 안정되어 보이지만, 독감이나 장염 등으로 면역 자원이 다른 곳에 집중되어 뇌신경 면역 활동이 약해지면 바이러스는 다시 기회감염으로 전환될 기회를 엿보게 됩니다. 이것이 치료 과정 중 컨디션 난조에 따라 증상이 기복을 보이는 원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재퇴행 없는 안정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소장 내 세균 과증식(SIBO)이나 곰팡이 감염(SIFO)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장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이 신경계로 유입되면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내 환경을 정화하고 아이의 면역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체내에 감염원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스스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안정적인 면역적 항상성’을 확보하는 것이 치료의 최종 목적지가 되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자폐의 건강한 회복은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잠복해 있는 요인들이 다시는 기회감염으로 발현되지 못하도록 견고한 면역 체계를 세우는 과정입니다. 우리 아이의 몸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추었을 때, 아이는 비로소 재퇴행의 불안감을 떨치고 지속적인 발달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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