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하나하나에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이 존재합니다. 우리 몸이 움직이고 생각하고 반응하는 모든 과정의 연료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되는데, 뇌는 전체 산소 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관입니다. 최근에는 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가 자폐스펙트럼 아동에게서 일반 아동보다 높은 빈도로 관찰된다는 연구들이 쌓이면서, 자폐를 에너지 대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와 자폐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
미토콘드리아는 단순히 에너지를 만드는 것 외에도 칼슘 균형 유지, 세포 사멸 조절, 활성산소 처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뇌신경세포는 시냅스 활동이나 신경전달물질 합성 등에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이 기능이 저하되면 인지, 언어, 감각 처리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자폐 아동에게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보고되는 비율은 일반 인구 대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다만 이는 자폐 아동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며, 자폐가 가진 여러 하위 표현형 중 하나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어떤 신호를 살펴봐야 할까요?
임상적으로는 또래보다 유독 쉽게 지치는 모습, 운동 후 회복이 느린 경우, 감염이나 고열을 앓고 난 뒤 눈에 띄게 발달이 퇴행하는 경우 등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시사하는 신호로 언급됩니다. 이 외에도 혈중 락테이트·피루베이트 수치 상승이나 카르니틴 결핍, 근긴장 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혈액 검사나 소변 유기산 검사 등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으나, 모든 아이에게 일상적으로 권장되는 검사는 아니며 의료진의 판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식이와 영양을 통한 에너지 대사 지원
케톤체를 활용하는 식이 조절은 원래 난치성 소아뇌전증 치료에서 의학적으로 자리잡아온 방법으로, 포도당보다 산화 스트레스를 덜 유발하면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를 자폐 아동의 에너지 대사 지원에 응용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닥터토마토 프로토콜에서도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단계별 식이 조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식이는 영양 불균형이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의료진과 임상 영양사의 관리 아래 진행되어야 합니다.
영양요법 측면에서는 메칠코발라민, 폴린산, TMG와 같은 비타민B군이 메틸화 사이클을 지원해 신경전달물질 합성과 미토콘드리아의 항산화 환경을 함께 정비하는 데 활용됩니다. 코엔자임Q10이나 카르니틴, 알파리포산 같은 영양소 역시 임상 현장에서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있으나, 모두 의료진의 판단을 거쳐 단계적으로 도입되어야 하며 임의로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정리하며, 아이의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은 자폐라는 하나의 진단명 안에 존재하는 여러 얼굴 중 하나를 설명해주는 관점일 뿐, 별도의 질환은 아닙니다. 아이가 유독 쉽게 지치거나 감염 후 눈에 띄는 발달 변화를 보였다면, 이러한 에너지 대사의 관점도 함께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정도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정확한 평가와 관리 방향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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