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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발화 아이, 언어치료만으론 부족한 이유와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법

무발화 아이, 언어치료만으론 부족한 이유와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법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늦으면 부모는 곧장 언어치료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치료를 꾸준히 받아도 좀처럼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건 아닐까요. 말이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긴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변 자극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사람과 눈을 맞추고, 주고받는 놀이를 즐기고, 몸짓이나 표정으로 무언가를 요구해 보는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야 비로소 단어가 나올 준비가 됩니다. 많은 무발화 아동이 이 언어 이전 단계 어딘가에서 막혀 있는 경우가 많으며, 단어 학습만 반복하는 것은 기초 공사 없이 벽을 올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 원인이 소통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말은 몸 전체가 협력해야 만들어지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코어 근육이 안정적이어야 호흡이 고르게 이루어지고, 그 날숨이 성대를 지나 소리가 되며, 혀와 입술이 모양을 만들어 단어가 됩니다. 날숨이 약한 아이는 소리 자체가 작고 짧을 수밖에 없고, 입 주변 감각이 예민한 아이는 입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편해 발화 시도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을 만들어내기가 몸 차원에서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집에서 부모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해볼 수 있는 것은 아이가 뭔가를 원하는 순간 바로 해결해 주지 않고 5~10초 정도 여유를 두는 습관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짧은 기다림이 아이에게 스스로 표현할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여기에 비눗방울 불기나 촛불 끄기처럼 숨을 내쉬는 놀이를 함께 하면 발성의 기반이 되는 호흡 조절 능력을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습니다. 거창한 도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부릉, 기차 칙칙폭폭, 강아지 멍멍처럼 재미있는 소리를 함께 흉내 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소리 내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되고, 그것이 말문이 열리는 첫 번째 신호가 됩니다.

말은 가르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는 관계와 환경이 먼저 갖춰질 때, 말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치료실 밖 일상에서 아이와 진심으로 연결되는 부모가 그 어떤 치료사보다 강력한 언어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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