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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장애·불안장애·강박장애를 동반한 ADHD, 과연 진짜 ADHD일까?

우울장애·불안장애·강박장애를 동반한 ADHD, 과연 진짜 ADHD일까?

“ADHD인데 왜 이렇게 불안하고 우울하죠?”
ADHD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뒤 오히려 불안이 심해지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병원을 다시 찾으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가 추가로 처방됩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한 번쯤 멈추고 물어봐야 합니다. 이것이 정말 올바른 방향의 치료인지를요. 연구에 따르면 ADHD 환자의 30~50%가 우울증·불안장애·강박장애를 동시에 겪습니다. 이렇게 높은 비율로 함께 나타나는 증상들을 ‘우연히 겹친 별개의 질환’으로 보고 각각에 맞는 약을 따로 처방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접근일까요?

증상 중심 진단 체계의 한계

현대 의학은 증상에 따라 병명을 부여합니다. 집중을 못하면 ADHD, 불안하면 불안장애, 기분이 가라앉으면 우울증. 그런데 우리 몸은 부품별로 분리된 기계가 아닙니다. ADHD 환자의 절반 가량이 여러 증상을 동시에 겪고 있다면, 이를 각기 다른 질환으로 분류하는 진단 체계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뿌리는 하나인데 줄기가 여러 갈래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의력 결핍, 감정 기복, 반복적 사고, 만성적인 우울감이 모든 증상이 실은 하나의 공통된 원인에서 비롯된 다른 표현일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각성제와 진정제를 동시에 쓴다는 것의 의미

ADHD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은 뇌의 각성 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불안이 심해지거나 강박적 사고가 강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한쪽 발로는 액셀을 밟으면서 동시에 다른 발로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뇌의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는 지속적인 불균형 상태에 노출됩니다. 약물 병용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증상만 조절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신 신경-면역학이 주목하는 ‘만성 저강도 염증’

그렇다면 왜 ADHD에 우울·불안·강박이 함께 나타날까요? 최근 신경-면역학 연구들은 이 질문에 주목할 만한 단서를 제시합니다. 체내 염증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과활성화됩니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전반적으로 흔들리게 됩니다. 여기에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 혈당의 불안정, 면역계 과활성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환경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주의력 저하, 감정 조절의 어려움, 반복적 부정 사고, 만성 우울감입니다. 즉, 이 증상들은 각기 다른 질환이 아니라 염증이라는 하나의 토대에서 비롯된 복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뿌리를 치료한다는 것

신경-면역학적 관점에서의 접근은 증상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뇌와 몸 전체의 염증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염증 부하가 줄어들면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이 스스로 안정을 회복하고, 집중력·감정 조절·수면의 질이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동반 증상이 있는 ADHD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단순히 ‘병이 하나 더 생긴 것’으로 보는 시각과, ‘몸 전체가 보내는 복합적인 신호’로 보는 시각 두 관점 중 어느 쪽이 더 본질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입니다. 약물이 필요한 경우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동반 증상이 다수 존재한다면, 그 신호를 단순히 약으로 덮기 전에 몸의 근본적인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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